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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발 in Central America

여행을 떠날 때 설레이는 사람과 설레이지 않는 사람의 차이는
아마 '여행'의 정의에서부터 출발할게다.

전자의 사람에게 여행이란, 그들이 여행 중에 보고 듣고 먹고 느낄 모든 새로운 것들일 뿐이다.
반면 후자의 사람에게 여행이란 좁은 가방에 짐을 꾸리며 빠뜨린 것은 없는지 몇번을 점검하고 (그러나 막상 길을 떠나면 설마 하고 챙겨넣지 않는 무엇 때문에 애를 먹고) 차 안에서 내내 소변이 마려울까 조마조마하며 물을 아껴마시고, 불편한 잠자리, 찌뿌둥한 사지, 먼지를 뒤집어쓴 채 답답한 모공을 인내하는 모든 고단한 여정을 포함한 것이다.

물론 나는 후자의 사람에 속한다.
엄마가 싸주는 도시락과, 책가방보다는 산뜻한 배낭을 매고 훌쩌 떠나 선생님 뒷꽁무니만 졸졸 따라다니던 국민학교 저학년 시절을 끝으로, 나에게 여행은 더이상 마냥 설레이는 경험이 아니라 여행의 준비로부터 여행을 마치고 돌아와 여독을 푸는 순간까지의 모든 성가신 과정이 되어버렸다.

그런 내가 5개월치 짐을 싸들고 중미로 떠난다.
여행만 해도 1개월.
나를 송두리째 바꿔서 무슨 부귀영화를 누려보겠다고, 되지도 않는 용을 쓰고 앉았다.



여섯 여자가 차를 몰고 떠나는 여행. 미국 Michigan에서부터 Belize 남부까지 이어지는 긴 여정이다.
매일 이렇게 차 위에 짐을 쌓아올리는 것도 녹록치 않은 일.

9월 7일 Dowagiac, Michigan 출발.
Memphis, Austin을 지나 Nuevo Laredo로 국경을 넘어
Monterrey, San Luis Potosi, Mexico City, Oaxaca, San cristobal de las casas, Palenque를 경유하고
과테말라의 Chichicastenango, Quetzaltenango, Lago de Atitlan, Antigua, Guatemala City, Tikal을 지나
San Ignacio로 벨리즈에 입성하는 한달짜리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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